매주 일요일 오전 11시 원심회 법당에선 이색적이고 특별한 수어 법회가 열린다. 그 법회엔 수화언어로 법음을 전달하는 불자 수어통역사들이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공인 수어통역사는 전국에 약 1,900여 명이 있다. 그중에서 불자는 극소수일 것으로 예상되는데(개인정보라 종교별 수어통역사 수를 알 수가 없다) 그중에서 약 7명 정도의 불자수어통역사와 40여 명의 농인불자들이 현재 불교 포교 일번지 조계사 장애인전법팀 원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원심회는 불교계에서 유일하게 농인불자들과 불자 수어통역사들이 조직적으로 모여 활동하고 있는 단체이기도 하다.
제10회 대한불교조계종 신행수기 발원문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인 혜상 불자는 수어통역사자격증 시험 기간에 세웠던 원력을 실천하고자 불교 수어를 사용하는 곳을 찾다가 조계사 원심회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10년 전 일이지만, 원심회를 찾아 사무실을 내려가는 계단에서의 그 떨림은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 원심회에서 만난 농인불자와 결혼에까지 골인한 원심회 커플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농인분들이 일터에서의 근무에 불편함이 없도록 수어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법회통역, 방송통역 등 다방면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불교에 입문하기 전 우연한 기회에 스님 법문을 통역하게 되면서 부처님께 귀의한 여실안 수어통역사도 불자가 되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평소에는 공중파 TV(KBS, YTN)의 뉴스 수어통역과 각종 행사에서 전문적인 수어통역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특히 불교계 행사 수어통역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수어통역을 자처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이 되면 KBS 방송국으로 달려가 법요식 TV 생중계를 수어통역한다. 과거에는 이웃 종교의 수어통역사가 법요식 통역을 하였지만 몇 년 전부터 원심회 회원이 KBS 법요식 수어통역을 맡고 있다.
또 농인을 만나서 많은 것들을 함께 체험하며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좋았다는 다연심 수어통역사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원심회원이 되어 지금은 25년의 세월이 지났다고 한다. 다연심 불자는 현재 불교TV “광우스님의 소나무” 수어통역을 주로 맡고 있으면서 각종 행사통역 등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통역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수어법회가 끝나고 수어로 소통하는 교류의 시간이 끝난 일요일 오후, 원심회 법당은 또다시 분주해진다.
요즘은 불교초기경전 “숫타니파타” 수어영상 제작에 열심이다. 숫타니파타 중 20편 정도를 수어로 번역하여 세상에 선보이는 것이 올해 작은 목표라고 한다. 또한 영상법회 통역, 수어뉴스, 수어찬불가 영상 등 각종 촬영도 원심회 법당에서 이루어진다. 불교TV “광우스님의 소나무” 수어통역 촬영을 마치려면 밤늦게까지 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그 외 야외법회, 템플스테이, 교육, 시사상식, 문화체험 등 모든 프로그램에 수어통역사들이 함께 동행하며 농인불자들의 의사소통을 돕는다. 장애와 비장애를 넘어 수어로 법음을 보는 모든 불자님들께서 見我形者得解脫(견아형자득해탈) 하시길 간절히 부처님께 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