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연등 모연 포상식(5월 22일) 후 한 국민속촌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전날까지 내리던 비로 인해 마음을 졸였으나, 당일에는 비가 말끔하게 개고 청명한 하늘이 펼쳐졌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올 무렵, 대웅전 앞마당은 오색연등으로 환하게 밝혀집니다. 그 연등을 보고 있노라면 옛날 집집마다 걸려 있던 사진들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 사진들 속에는 조부모, 부모님, 그리고 환갑이나 결혼, 졸업과 같은 집안의 소중한 순간들이 한데모여 있습니다.
대웅전의 연등 하나 하나에도 같은 의미가 깃들어 있습니다. 제일 큰 연등은 졸업생의 사각모처럼, 앞마당한편의 연등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의 감사함과인연을, 또 다른 한쪽은 자녀들의 앞날과 행복을 염원합니다.
그렇게 5월의 신록과 함께 밝고 아름다운 마음의 연등을 모연한 결과,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후원과 성과를 이뤄내었습니다. 주지 원명스님께서는 이 모든 성과가 신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간절함과 동참, 그리고 공동의 행복에서 비롯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바라밀상을 비롯해 후하게 준비해주신 포상과 “일년내내 무탈하게 보내시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한국민속촌 나들이를 더욱 신나고 풍성하게 만든 간식과 선물로 감사의 마음이 전달되었습니다.
한국민속촌에서는 공연을 관람하면서, “이것 좀 같이드세요”, “저것 좀 같이 나눠요” 하고 권하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고 감사해주는 소중한 만남과 동행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권력과 부, 명예, 돈을 갖는 것만이 행복은 아니며, 우리가 건강하게 일상을 영위하면서 절을 찾아 연등 하나 밝힘으로써 느끼는 만족과 감사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생각합니다. 꽉 막혀 있던 마음을 풀어내듯, 연등 사이로 행복의 햇살이 조계사 앞마당에도 쏟아집니다.
내년에도 더욱 많은 연등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우리가 만나는 소중한 인연마다 겸손과 존중, 상생의 마음이라는 연등을 밝혀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