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랜 세월 카톨릭 신앙 안에서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부터 마음 깊은 곳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피어올랐습니다. 그 질문은 종교의 경계를 넘어, 참된 나를 찾고자 하는 갈구이자 삶의본질을 향한 목마름이었습니다.그 갈증의 답을 찾지 못하던 어느 날, 삶의 길목에서 불교라는 오래된 인연과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제 가족 대부분이 불자였기에 낯설지는 않았지만, 그날 조계사를 찾은 이유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친정어머님과 함께 조계사 사무처에서 봉사하던 친구를 만나러 들렀을 뿐이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우연히 들은 스님의 법문 한 마디는 제마음속 깊은 곳에 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형식도 꾸밈도 없는 그 말씀은 제 내면의 오랜 갈증을 해갈 해주는 맑은 샘물과 같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조계사에서 기본교육과정, 불교대학, 대학원, 선림원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의 가르침을 차근차근 배워 나갔습니다. 이 배움은 단순한 지식의 축적이 아닌, 마음을전환하고 신심을 바로 세우는 수행의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부처님과 승가에 귀의하였고, 제 삶은 점점 수행과 정진, 봉사의 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속엔 부처님을 향한 불퇴심(不退心), 물러섬 없는 정진의 다짐이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고등교육을 받은 제가 불교를 단지 구복신앙으로만 알았고, 이토록 늦게 부처님 법을 접한것이너무도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이는 나만의 문제가 아닌, 불자 모두의 책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나는 무지몽매한 중생이지만, 누군가 눈밝은 이가 부처님 법을 접한다면 단박에 깨치지 않겠는가’ 하는 믿음으로, 아직 공부가 덜 되었음에도 포교의 뜻을 품고 법회 단체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만난 인연이 바로 ‘삼보공양팀’이었습니다. 이 모임은 2002년 이전 ‘경인지역법등’으로 시작하여, ‘마하법회’를 거쳐 지금의 이름으로 이어진 조계사의 오랜 신행단체입니다. 저는 2002년부터 지금까지 20여 년간 삼보공양팀과 함께하며, 봉사와 신행, 수행이 조화롭게 살아 있는 도반의 길을 걸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