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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교통사고의 찰나, 부처님 법으로 얻은 평온

  • 입력 2025.07.01
대문호 단테는 신곡을 통해 살아있는 채로 하느님이만드신 지옥, 연옥, 천국을 경험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전하였습니다. 단테의 필력에 비할 수는 없지만, 저는 제가 교통사고를 통해 경험한 삶과 죽음의 찰나이면서도 영원한 그 순간을 전함으로써 우리가 왜 부처님 법을 가까이 해야 하는지를 여러 도반님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날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었습니다. 다른 차량과 충돌하며 제가 탄 차량은 균형을 잃고 전복되기 시작했습니다. 차가 뒤집히고 사방이 뒤엉키는 그 아비규환의 순간,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오직 제 안의 고요함만이 존재했습니다. 놀랍게도 그 찰나의 순간, 저는 극심한 공포 대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떠올렸습니다.
“몸은 다만 껍데기에 불과하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이 진리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저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어주었습니다. 육신이 뒤집히는 물리적인 고통 속에서도, 제 마음은 놀랍도록 평온했습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는 가운데, 저는 저의 몸이 영원한 것이 아님을, 그저 잠시 빌려 입은 옷과 같음을 분명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깨달음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걷어내고, 저를 압도하는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육신의 고통은 분명했지만, 마음속 깊이 자리한 평화는 그 어떤 아픔도 능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고를 통해 삶과 죽음이 결코 단절된 것이 아니며, 모든것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순환한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체득했습니다.
도반 여러분,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예측 불가능한 일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처님 법은 그러한 혼돈 속에서도 우리에게 길을 잃지 않는 지혜와 흔들리지 않는 평온함을 선사합니다. 저에게는 차량 전복의 순간이 바로 그 지혜의 가치를 온전히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 법의 위대함이자, 우리가 불심을 일으키고 정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삶의 고통과 무상함을 인지하고, 그것을 초월하는 지혜를 얻을 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단순한 경전의 글귀를 뛰어넘어 삶의 모든 순간, 특히 가장 힘든 순간에 우리를 이끌어주는 등불이며,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의 평화를 선물하는 진리입니다.
언제나 부처님 법 안에서 큰 위안과 깨달음을 얻으시기를 진심으로 발원합니다.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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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견 이영희(기본교육 125기) (신행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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