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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도반과 함께하는 신행의 길, 수행이 되다

  • 입력 2025.08.01

마음이 법을 따르면

번뇌가 사라지고,

마음이 경계에 끌리면

번뇌가 다시 일어난다.

[금강경]

 

 

불교기본교육과정을 수강하며 조계사의 문을 두드렸을 때만 해도, 이토록 깊이 불법에 귀의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관음전에서 시작된 작은 봉사는 어느새 저를 지역법회 활동으로 이끌었고, 현재는 서부법회장이라는 소임을 맡아 도반들과 함께 신행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세검정에서 살던 시절, 조계사는 가까운 절이었습니다. 그러나 불연은 그 경계를 뛰어넘는 법인지,1년쯤 지나 저는 경기도 광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절과의 거리는 멀어졌지만, 오히려 기도와 봉사의 발걸음은 더욱 정진하게 되었습니다. 양천지역장 소임을 보던 수년 전 새벽녘 양천지역에서 방생 버스를 인솔해야 하는 날이면, 경기도 광주에서 서울 양천구로 이동해야 하는 긴 여정이 이어졌지만, 그 시간 또한 수행의 일부라 여기니 마음은 편안했습니다.

처음 지역장 소임을 맡았을 때는 방생 버스 한 대도 채우기 어려웠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1년간 열심히 활동하다 보니 어느새 버스 두 대씩 가득 차는 모습을 지켜보며, 봉사자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는 안도와 환희심이 올라오곤 했습니다.

거리가 멀어졌지만, 그 덕분에 지하철 안에서 금강경을 독송하며 기도하는 고요한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되었고, 절로 향하는 길은 하나의 수행이 되었습니다.

서부권역이 함께한 토요법회에서, 김천 수도암의 수좌이신 원제스님께서 주신 감로 같은 법문이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관념에서 벗어나 내 기준에서 평가나 판단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고락에서 멀어진다.”

 


 

 



짧고 명쾌한 그 한 말씀은 제게 콕 하

고 박혔습니다. 혹여 잊을까 싶어 수

첩에 조심스럽게 메모하며, 다시금 되새깁니다.

산은 본래 산이요, 물은 본래 물이로다.

있는 그대로 보면 걸림이 없고,

판단하면 마음이 흐려진다.

 [선시]

 

저는 불교 공부를 시작해 보겠다는 단

순한 마음으로 조계사를 찾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 불자로서의 신행

을 넘어, 도반들과 함께 걷는 행복한

신행길을 돕고자 하는 서부법회장으

로서의 다짐을 품고 있습니다.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는 불제자, 부처

님 전에 오늘도 큰절 삼배 올리며 마

음을 모읍니다.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나무 마하반야 바라밀

서부지역법회장 자비성 이혜순 (신도회 지역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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