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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불자와 함께한 선(禪)의 시간
긴장과 속도, 판단과 대응이 일상인 경찰의 삶. 그 치열한 현장 속에서도 수행과 멈춤의 자리를 마련하고자 조계사는 2025년 여름, 경찰불자들을 위한 선명상 템플스테이를 열었다.
7월과 8월 두 달간 총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될 ‘경찰불자와 함께하는 조계사 선명상 템플스테이’에는 약 70여 명의 경찰불자들이 참여해 불자로서의 신심과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된다.
‘선명상 템플스테이’는 조계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수행 중심 프로그램으로, “있는 그대로 한없이 평안한 마음을 만나다”는 슬로건처럼, 도심 속 전통사찰에서 차 한 잔과 고요한 참선을 통해 내면으로 향하는 여정이 핵심이다.
경찰불자들은 1박 2일 동안 조계사의 고요한 일정 속에서 익숙했던 ‘속도’와 ‘성과 중심의 삶’을 내려놓고, 심신을 차분히 가다듬었다. ‘걸림없는 자유’를 느끼는 소리명상과 좌선 시간,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컬러링 명상, 미래를 위한 수행자세로서 ‘나를 낮추는 마음공부’인 108배의 반복적 정진은 그들에게 ‘멈추는 법’을 일깨워 주었다. 한 참가자는 “순찰이나 민원 응대처럼 늘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업무 속에서 제 호흡조차 놓치고 살아왔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며 “처음엔 어색했지만, 명상중 눈을 감고 가만히 앉아 있으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불자는 “예불 시간에 울려 퍼진 종소리를 들으며 문득 ‘나도 나를 좀 안아줘야겠구나’ 하는마음이 들었다”며 “복잡한 현실 속에서도 불자로서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계사와 경찰전법단은 정기법회와 수계법회는 물론템플스테이를 포함한 전법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조계사 주지 원명스님은 경찰전법단 단장으로서 경찰불자들의 신행 인연을 지속해오며, 이번 템플스테이 또한 그 흐름 속에서 진행되었다.도심 한복판의 조계사가 수행과 전법의 중심 역할을 하며 경찰공무원이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과 불법(佛法)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계사는 앞으로도 템플스테이를 비롯한 여러 가지 컨텐츠를 통해 공공영역에 종사하는 이들이 수행의 터전에서 마음을 돌보고, 일상 속 수행을 일상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다양한 전법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서 책상 앞에서, 순찰차 안에서, 혹은 누군가의 고통을 마주하는 현장 속에서도 호흡에 귀 기울이고 마음을 들여다볼 힘을 길러주는 것.
조계사는 수행과 공감의 동행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회법회 (신 도 회 사 회 법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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