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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하안거 해제와 유마경의 가르침

  • 입력 2025.10.01




조계사 수행선원에서는 하안거 해제일을 맞아 수행의 결실을 함께 나누고자 교육수행원장 덕산스님을 모시고, 해제 법문을 청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안거의 유래와 함께 ‘유마경의 시병설법(示病說法)’을 중심으로 법문을 들려주셨습니다.

안거(安居)는 부처님 당시 인도의 여름철 우기(雨期)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 걸식하기 어렵고, 작은 생명들을 해치지 않기 위해 수행자들이 한곳에 머물며 석 달 동안 정진한 데서 유래합니다. 안거가 끝나는 날에는 대중이 공양을 올리는 풍습이 생겼고, 오늘날 에는 백중(百中)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유마경의 시병설법은 병을 통해 진리를 드러내신 가르침입니다. 경전에서는 ‘마음이 청정하면 곧 불국토가 청정하다’라고 하였습니다. 본래 우리 마음은 맑고 청정한 불성을 지니고 있으며, 그 마음에 귀의할 때 번뇌가 사라지고 참된 자유와 평화를 얻게 됩니다. 당나라의 시인 왕유(王維, 701~761)는 불교적 세계관을 시에 담아낸 인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왕유가 벗 호거사(胡居士)에게 병문안을 하며 지은 시에는 ‘유마경의 시병설법’ 사상이 짙게 배어 있습니다. 그는 몸이 네 가지 원소(지·수·화·풍)로 이루어진 덧없는 존재임을 통찰하며, ‘있음과 없음, 생겨남과 사라짐’을 한낱 꿈처럼 받아들이라 권하며, 병든 그 순간이 곧 실상임을 일깨웁니다. 우리 삶은 병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몸은 늙고 병들며, 결국은 무너집니다. 병 속에서 무상(無常)을 보고, 괴로움 속에서 집착을 놓으며, 청정한 본래 마음을 회복할 때, 그 길이 곧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길이 됩니다.

하안거 해제일에 감로법문을 베풀어 주신 덕산스님께 감사의 삼배를 올리며, 각자 정진한 공덕을 회향합니다. 이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의 세계를 바로 이 자리에서 드러내시기를 발원합니다.

선림원동문팀장 관음수 최명수 (신도회교육·수행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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