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보 칼럼
향기 따라 마음 따라

큰아이와 네 살 터울인 둘째 아이도 유아 법회부터 꾸준히 다니며 어린 불자로서 자라났습니다. 아이들은 부처님께 합장하는 법을 배우고, 목탁 소리에 맞춰 예불을 드리며, 부처님 앞에서 감사와 소망을 기원했습니다. 그렇게 어린 시절부터 접한 사찰의 예절과 향기, 그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은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씨앗처럼 스며들었습니다.
어느새 제 마음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법회에 앉아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 분주하고 어지러운 일상에서도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마음도 풀어지고,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온기가 묻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자라서도 여전히 조계사에 발걸음을 옮길 때면, 저는 단순히 종교를 이어주는 엄마가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함께 배우고 실천해나가는 동반자로서 그 자리에 서 있음을 느낍니다.
코로나로 조계사에 가는 발걸음이 뜸해졌을 때도, 마음만은 늘 조계사에 머물렀습니다. 화상으로 진행된 법회 덕분에 아이들도 부처님과 이어진 마음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고,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어린이·청소년지원팀 봉사와 부모법회에 참여하며, 불교학교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의 땀과 마음을 가까이서 보게 되었습니다.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자라나, 봉사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부처님의 가피로 올해는 어린이·청소년지원팀장이라는 소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린이·청소년들은 매주 일요일 법회에 나와 스님과 선생님들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것을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지원팀은 이 길 위에서, 미래 세대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밝고 지혜롭게 자랄 수 있도록 언제나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겠습니다.
조계사에 들어서면 언제나 느껴지는 은은한 향내와 고요함은 제게 ‘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집’을 일러줍니다. 아직 불자로서 부족한 점이 많지만, 두 손 모아 합장하는 순간만은 진심을 올리는 이 마음이 조금씩 더 깊어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그리고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오늘도 제 마음을 다독이며, 향기 따라 마음 따라 이 길 위를 한 걸음씩 걸어갑니다.

2014년 3월 조계사에서 어머님과 첫째

2018년 7월 조계사에서 첫째와 둘째아이

어린이·청소년지원팀 보현당 봉사
어린이·청소년지원팀 팀장 마니수 염혜정 (신도회포교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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