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뉴스
조계사보 칼럼
삶의 한가운데서 울리는 법음, ‘어울림’ 목탁 동아리


토요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조계사 교육문화센터 지하법당에서는 ‘어울림’ 목탁 동아리의 정진 법회가 봉행되고 있다. 이 모임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나 기능 연습을 넘어, 일상을 수행으로 살아내고자 하는 불자들의 발심과 실천을 담아내는 열린 수행 공동체다.
‘어울림’ 목탁 동아리는 노전 정묵스님의 법문을 계기로 출발했다. “사찰을 벗어나는 순간 귀의하는 마음이 흐려진다면, 그것이 수행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법당 안과 일상이 분리된 신행의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형식에 머문 수행과 폐쇄적인 소그룹 중심의 활동은 공동체의 활력을 약화시키고 새로운 인연의 유입을 어렵게 해왔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기존 토요 염불봉사단은 ‘누구에게나 열린 토요 목탁 정진 법회’로 새롭게 전환되었다. 토요일에 조계사를 찾는 누구나 목탁 하나로 함께할 수 있는 수행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 공동체가 지향하는 운영 방향은 분명하다. 새로운 참여자를 항상 환영하는 개방성, 신도 스스로 법회를 가꾸어가는 자율성, 그리고 서로를 말없이 보듬는 포용성이다. 여기에서는 수행 경력이나 역할보다, 한 자리에 함께 앉아 같은 리듬으로 목탁을 울리는 동행의 시간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어울림’ 목탁 동아리의 특징은 목탁을 대하는 수행자의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염불봉사단 연심화 단장은 목탁 소리는 힘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목탁이 지닌 본래의 울림을 살리는 데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그는 연습의 시작을 입으로 리듬을 익히는 데 두고, 자세와 호흡을 점검하며 일상 속에서도 꾸준히 몸에 익히는 수행을 권한다. 생각보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상태, 그리고 더 좋은 울림을 내고자 하는 간절한 원력이 수행의 깊이를 만든다.
정묵스님의 또 다른 법문은 이러한 수행 태도를 일상의 깨어남으로 확장시킨다. 하루를 반사적으로 시작하기보다, 잠시 호흡에 머물며 내면의 고요를 살피는 의식적인 깨어남이 하루 전체의 결을 바꾼다는 가르침이다. 토요 법회는 이 깨어남을 몸으로 익히는 시간이다.
또한 염불봉사단 어르신들의 참여는 이 공동체에 깊이를 더한다. 봉사는 타인을 돕는 행위를 넘어, 스스로의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가꾸는 수행이 된다. 참여 그 자체가 기쁨이자 기도가 되는 모습이다.
‘어울림’ 목탁 동아리는 거창한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토요일 하루, 세상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함께 울리는 수행을 이어간다. 그 목탁 소리가 각자의 일상으로 이어질 때, 이는 가장 자연스럽고 깊은 포교로 확장된다. 작은 발심이 도반과 공동체를 밝히는 울림으로, 조계사 토요일 오후에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전각의례법회 염불봉사단 자운향 김근영 (신도회 전각의례법회)
저작권자 © 미디어조계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