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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오년 새해 동안거 방생 부처님 가피



교육수행법회는 이른 아침, 일주문 앞에 모여 표충사로 향했습니다. ‘대중공양(大衆供養)’은 선원에서 정진 중인 스님들을 위해 공양을 올린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양을 올리는 이들의 수승한 회향의 마음가짐 또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의 핵심인 자비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새해맞이 꿩 방생에 나섰습니다. 불교에 입문해 수행의 길을 걸어온 지난 시간 동안, 저는 게으름 피우지 않고 자비심을 실천하고자 꾸준히 방생을 해왔습니다.
가족과 저와 인연을 맺은 모든 소중한 이들이 병고액난 없이 살아가기를 발원하며 기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이번 방생은 보석보다 귀한 손자와 손녀를 얻은 뒤라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축원하게 되었고, 실천의 마음을 새롭게 다지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사랑은 내리사랑’이라더니, 아들과 딸을 위해 수없이 올렸던 기도와는 또 다른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죽을 위기에 처한 소중한 생명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방생의 의미를 되새기며, 모든 생명이 자유롭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슴 깊이 새긴 채 방생지에 도착했습니다.
상자에 갇혀 있는 꿩들을 마주하는 순간, 마음 한켠이 아려 왔습니다.
“좁은 상자 안에서 얼마나 답답했을까,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
염려와 간절함이 뒤섞인 마음으로 생명들을 향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정성을 다해 기도를 올리고, 꿩이 담긴 박스를 조심스레 안은 채 날려 보내려는 순간이었습니다.
꿩은 성큼성큼 걸어 나오더니 좌우로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건네는 듯하더니, 이내 ‘후르룩’ 소리를 내며 맑고 높은 창공으로 날아올랐습니다. 자유로운 몸짓으로 비상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환희심과 평온함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왔습니다.
자유를 찾은 꿩을 바라보며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참배드리려 법당 앞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날지 못하고 꼼짝하지 못한 채 있는 꿩 한 마리가 보였습니다. 몸이 불편한 듯하여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들어 올려 땅에 내려놓았습니다. 그러자 다시 한 번 좌우로 인사를 하듯 고개를 움직이더니 거침없이 날아올랐습니다.
마치 모든 일이 만사형통으로 이루어진 듯 감사한 마음이 가득 차올랐습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자비심의 참된 의미를 깊이 깨달을 수 있었던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방생을 마치며, 불자로서 초심을 잃지 않고 게으름 없이 정진하며 자비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다시 새겨봅니다.
주어진 일상 속에서 나와 남이 함께 이로운 일을, 의미 있고 보람된 일을 꾸준히 실천하는 불자가 되기를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선림원동문14기 자비행 최예원 (신도회 교육·수행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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