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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내 생애 가장 잘한 선택, 세 손주를 부처님 품에 안긴 것입니다

  • 입력 2026.03.01

세월의 굽이마다 부처님 법 안에서 맺어진 인연들이 등불처럼 앞길을 비춥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인연의 무게는 더없이 소중해지고, 부처님은 제 삶의 흔들리지 않는 유일한 귀의처이자 의지처가 되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나누어 회향할 수 있는 복을 주시고, 선한 인연 속에서 바르게 살아가도록 인도하소서’라고 발원합니다. 그 지극한 마음 덕분일까요. 제 곁에는 늘 좋은 인연들이 머뭅니다. 특히 사위가 큰 교통사고를 당하고도 부처님 가피로무사히 건강을 되찾았을 때, 저는 다시 한번 부처님은혜에 눈물 어린 감사를 올렸습니다. 수년 전 여름, 내 인생을 바꾼 ‘기적의 발걸음’하지만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을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말하겠습니다. 수년 전 무더웠던 어느 여름날, 세 손주의 손을 잡고 조계사 어린이법회의 문을 두드린 그 순간입니다.

그날의 결단은 단순히 아이들을 종교 시설에 보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거친 세상을 살아갈 아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처’이자 ‘마음의 나침반’을 선물한, 제 생애 가장 고귀한 선택이었습니다. 때로는 아이들을 데리고 절을 찾는 길이 고단할 때도 있었습니다. 투정 부리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한 걸음씩 내딛는 그 길은, 어쩌면 할머니인 저에게도 수행의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의 씨앗을 심어 주는 일이야말로 조모로서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저는 매 순간 기쁜 마음으로 그 발걸음을 이어 왔습니다.

 



아이들의 마음밭에 자비의 싹을 틔우다
어린이법회는 제 기대를 뛰어넘는 가르침의 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체계적인 구성, 놀이와 배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프그램 덕분에 준원이, 준우, 시윤이는 법회를‘공부’가 아닌 ‘기쁨’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특히 아이들과 함께했던 ‘생명나눔 방생’은 우리 가족 모두에게 벅찬 감동을 안겨 주었습니다. 작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며자연으로 돌려보내는 경험을 통해 아이들은 ‘나와 남이 둘이아님’을 몸소 깨달았습니다. 도량에서 열리는 수많은 행사는아이들에게 마음의 키를 키워 주는 자양분이 되었고, 어느덧 우리 손주들은 부처님 품 안에서 당당하고 맑은 불자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를 잇는 신심, 가장 아름다운 회향
이제 우리 집 세 아이에게 조계사는 가장 즐거운 놀이터이자배움터입니다. 아이들의 불교적 미래가 환하게 열리는 것을지켜보는 지금, 저는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행복을 느낍니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도량을 거닐던 아이들이 이제는 의젓하 게 합장하고 정진하는 모습을 보며 다짐합니다. 부처님께서 맺어 주신 이 소중한 인연을 등불 삼아, 앞으로도 대를 이어가는 정진의 길을 멈추지 않겠노라고 말입니다. 내 생애 가장 잘한 일, 그것은 바로 우리 아이들을 부처님 품으로 인도한 그 뜨거웠던 여름날의 선택이었습니다.

 

어린이중고학생회 모준원·준우·시윤 조모 신인숙 (신도회포교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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