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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곁의 부처님과 함께 걷는 수행의 길

제 휴대전화에는 남편의 이름이 ‘나의 부처님’으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성철스님의 “이 세상에 부처 아닌 것이 없다”는 법문을 들은 뒤, 저는 모든 이를 그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었고, 가장 가까이에서 수행의 길을 함께 걷는 남편이야말로 저의 부처님이라 여깁니다.
남편과는 불교학생회에서 법우로 인연을 맺어 부부의 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절에 가는 날이면 묵묵히 채비를 돕고 따뜻하게 배웅해주는 그의 모습은 늘 큰 힘이 됩니다.
저는 불교 집안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신심을 배웠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 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니며 삶 속에서 부처님을 모신다는 의미를 익혔습니다. 결혼 초에는 신행의 갈림길에 서기도 했습니다. 시댁의 개종 권유 속에서도 남편은 단호하면서도 따뜻하게 제 곁을 지켜주었고, 저는 참된 수행이란 말이 아니라 삶으로 보여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백일기도와 천일기도를 이어가던 중, 시어머니께서 “부처님 전에 올리거라” 하시며 마음을 열어주신 일은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함께 절을 찾고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가운데, 종교의 벽은 설명이 아니라 마음으로 허물어진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기도 또한 무언가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내려놓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고, 그 길에서 만난 도반들은 제 수행의 등불이 되었습니다.
특히 조계사 신행상담실과의 인연은 신앙의 깊이를 더해주었습니다. 교육과 상담을 통해 부처님의 자비를 일상에서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게 되었고, 도반들과 함께한 시간 속에서 수행은 공동체 안에서 회향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체득했습니다.
오늘도 저는 새벽 기도로 하루를 엽니다. 수행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닌 삶의 일부가 되었고, 고통마저 인연으로 받아들이며 감사로 돌리는 길이 되었습니다. 서로를 부처님으로 바라보며 함께 걷는 이 길 위에서, 저는 오늘도 두 손을 모읍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신행상담팀 진여성 엄정숙 (신도회 종무지원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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