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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신도회 소식

마음의 등불을 밝혀 세상을 보듬다

  • 입력 2026.05.01

계절의 푸르름이 더해가는 5월, 조계사의 앞마당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리고 우리불자들의 마음속에도 환한 희망의 빛이 차오르고 있습니다. 5월 24일은 인류의 위대한 스승이신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깊은 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이라 일컬으시며 모든 생명이존엄하고 평등함을 일깨워 주셨습니다. 우리가 매년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며 등을 밝히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성자를 기리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것은 내 마음속에 잠들어 있는 지혜를 깨우고, 그 빛으로 주변의 어둠을 걷어내겠다는 거룩한 다짐의 시작입니다.

도심 속의 수행처인 조계사에서 우리는 매일 수많은 인연을 만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대웅전을 향해 절을 올릴 때, 우리는 비로소 나라는 집착을 내려놓고 자비심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에는 나만을위한 기도를 넘어, 고통받는 이웃과 갈등이 깊은 이 세상을 위해 한 줄기 빛이 되겠다는 서원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부처님께서는 등불을 켜는 공덕과 더불어 마음의 등불을 밝히는 수행을 강조하셨습니다. 우리가 올리는 연등 하나하나에 담긴 간절함이 세상의 편견과 미움을 녹이는 따뜻한 손길로 이어져야 합니다. 한 사람의 깨어있는 마음이 세상을 바꾸는 씨앗이 되듯,우리 조계사 불자 한 분 한 분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걸어 다니는 등불'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부처님의 가피를 통해 모든 가정이 화목하고, 우리가 세운 모든 원력이 원만하게 성취되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 올립니다.

성불하십시오.

 


 

 

생명의 바다물 위에 띄운 기도

화엄성중 가피순례, 간월암·봉녕사를 다녀와서

3월15일(일), 오전 8시, 아직 봄기운이 채 오르지 않은 공기를 가르며 28대의 버스가 출발했다. 차창 너머로 스쳐 지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는 기도가 시작되고 있었다. 화엄성중 가피순례 — 간월암과 봉녕사를 순례하는 이 길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하게 벅찼다.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간월암은, 바다 위에 홀로 떠 있는 섬처럼 고요하고 단아했다. 기도의식이 시작되자 독경 소리가 바닷바람을 타고 퍼져나갔고, 조계사 주지스님의 인사말씀은 짧았지만 마음 깊은 곳을울렸다.

이날 순례의 중심, 방생의식이 시작됐다. 살아있는 치어들이차가운 바닷물 속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 나는 나도 모르게 두손을 모았다. 불교에서 방생이란 단순히 생명을 놓아주는 행위가 아니다. 갇힌 것들을 자유롭게 하고, 묶인 것들을 풀어주며, 그 공덕으로 우리 자신의 업장도 함께 녹여내는 거룩한 서원이다. 작은 물고기들이 바다물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며, 내 안에 오래 쌓였던 무언가도 함께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 들

었다. 오후에는 봉녕사로 이동했다. 봉녕사 주지스님과 신도총회장님의 인사말씀 후 대적광전 기단에서 올린 기도의식은 하루의순례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참배와 순례도장 날인을 마치고 귀로에 오를 때, 서쪽 하늘은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조계사로 돌아오는 버스 안은 조용했다. 저마다 하루의 기도를 가슴속에 고이 담은 채, 눈을 감거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방생의공덕이 이 땅의 모든 생명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에게 두루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속으로 다시 한번 합장했다.생명을 살리는 기도는, 결국 나 자신을 살리는 기도였다.

나무 화엄성중 가피불보살 (南無 華嚴聖衆 加被佛菩薩).

 

 

신 도 회 포 교 법 회 (신도회포교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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