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결혼 전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시집을 와서 보니 시어머니는 신심 깊은 불자셨습니다. 결혼하고도 저는 교회를 꾸준히 나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제게 슬며시 다가오더니 가정의 평화를 위한 제안이 있다며 넌지시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의 종교를 존중하지만 어머니께서 절에 못 다니시게 될 때 그때 교회에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연로하셔서 절에 혼자는 못 가시게 되니 제가 모셔다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매월 초하루마다 다니다 보니 절이 싫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고3이 되니 부처님께 더 의지하며 기도하는 저를 보았습니다.어느 날 친구는 절에 다니며 기도만 하는 것보다 의미있는 일을 해보자며 저를 조계사로 이끌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이면 법요식을 하는 그 절 조계사였습니다. ‘와~~~도심 속에 이렇게 큰 법당이 있다니!’ 실로 놀라웠습니다.
제가 소속한 곳은 사회복지전법팀으로 타 단체보다는 연세가 지긋한 불자님들이 모여, 부처님오신날 연등모연, 생일축전 DM작업(약1만통)과 만발공양간 봉사 등 신도의 손이 필요한 곳에 늘 함께하는 신도단체입니다. 이러한 봉사는 제가 불자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동기가 됐습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지요. 불교 교리에 무지한 저는 불교 공부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기본교육을 시작으로 자원봉사자 교육, 그리고 불교대학 진학까지 하며 만학도의 혼을 불태웠습니다. 신행과 교학, 그리고 봉사를 하며 때때로 제 스스로 지혜가 증장했음도 느껴집니다.
자경문에 이르길 “인생난득(人生難得)이요, 불법난봉(佛法難逢)이라.” 했듯이 헤아릴 수 없는 생을 받고 한량없는 죄업을 지어온 제가, 사람의 몸을 받았고 불심이 지극한 시어머니를 모셔 불법의 인연을 만난 것은 더 없는 부처님의 가피라 생각됩니다.
우리 사회복지전법팀은 매월 초하루에 사회국장스님을 모시고 부처님께 떡과 과일 공양을 올려 자체적으로 법회를 봉행하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 75세에 가까운 회원들이 한 달에 서너 번은 나오셔서 법회를 모시고, 다양한 봉사를 이어가며 서로 안부도 묻고 소통하는 등 신행생활과 봉사활동의 균형을 잘 맞춰나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저희 회원님들은 10살은 더 어려 보인답니다.(웃음)
불법이 널리 홍포되어 불국정토가 되기를 간절히 서원하고, 사회복지전법팀 회원들의 봉사와 신행의 공덕을 조계사 신도님께 회향합니다. 다시 한 번 부처님법 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