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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완료] 사색의 뜰

신들의 나라, 나마스떼!

  • 입력 2023.04.24

 인도순례기-에피소드II 

 

델리까지 9시간 가까이 다리가 반복적으로 찌릿찌릿했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현지에서 기다리고 있기에…. 체력은 바닥을 기고 아무튼 델리에 도착했다. 첫 음성! ‘나마스떼!’ ‘당신에게 귀의합니다’. 신들의 나라다운 인사말이었다. 그렇게 심하던 통증이 그 한 마디에 없어졌다.

 

가이드 신뚜, 인도를 말하다.
인도를 이해하고 순례를 보다 편안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특성 세 가지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 필요하다. 첫째, 과거·현재·미래 등 시간 개념이 거의 없다. 아니 시간 개념이 없다. 이동하다 막히면 그냥 기다린다. ‘무슨 일이 있겠지!’ 시간을 약속하면 뒤에 ‘0’을 붙이면 맞는다. ‘5일 걸립니다.’하면 ‘50일 걸린다.’ 둘째, ‘No Thank You! No Sorry!’ 타인이 보시한 것에 그리 감사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을 집어가도 ‘내 뜻이 아니다.’ No Sorry! 즉, 자신을 위해 한 것이고 인연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 셋째,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만족’ 그 이상의 욕심이 없다. 하루 만 원을 벌어 살다 어느 날 2만 원을 벌면 다음 날은 그냥 쉰다.

 

가장 아름다운 불상,
그 매듭을 풀다.
사르나트 박물관의 보물 세 가지, 한국의 석굴암 부처님과 비견되는 미소불, 아쇼카왕의 석주에 올려져 있던 웃는 사사자상은 당시 기술로 그 섬세하고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불상으로 그 균형감과 선이 예술의 경지를 넘었고, 특히 그 수인은 ‘매듭(속박)을 풀다’라는 의미로 아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산 자와 죽은 자의 단상,
갠지스! 그리고 항하사
죽은 자와 산 자가 공존하는 어머니의 강, 갠지스! 인도의 화장 문화는 죽은 자가 빨리 새로운 몸을 찾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발가락 묶고, 코 막고, 귀 막고 해서 자기 신체로 다시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사람이 죽으면 ‘아우라’가 약 10일간 서서히 줄어든다고 한다, 그리고 그 건너에 경전에도 나오며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던져져 묻혀있다는 ‘항하사' … 헤아릴 수 없는 삼천대천세계가 모습을 드러낸다.

 

당신보다 신성한 소
힌두교에서 ‘소’를 풀어주는 것이 ‘방생’의 시작이 되었다. 이 주인 없는 소들은 사람들이 신에게 바치는 것으로 절대로 건들지 않는다. 그리고 이 소가 사람보다 신성하다.
시바신의 자가용 격인 소는 인도에서 실제로 죽을 때까지 주기만 하는 존재이다. 소 똥은 땔감으로 인터넷에서 판매도 한다. 오줌은 마시기도 하고, 우유는 전 가족이 매일 마신다. 또 농사일을 돕고 죽으면 그 고기는 공장에서 가공해 수출한다. 먹지는 안는다. 소는 어머니와 같다.

 

‘짜이’ 한 잔으로 그리는 삶의 여백
인도에 가면 꼭 맛을 보아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우유와 홍차를 섞어 만든 ‘짜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요쿠르트격인 ‘라시’이다. 짜이는 인도인들이 매일 마시는 주식으로 약간 달달하고 따듯한 느낌으로 그들의 삶이 녹아 있다. 6~8시간을 버스로 이동 중에 잠시 멈추면 그들은 짜이를 찾는다.

 

유정무정의 길, 소의 교통정리
인도의 도로는 ‘유정무정’ 모두를 위한 길로 신호등이 없고 개, 소, 사람, 자전거, 택시, 자동차… 등 모두가 구분 없이 다닌다. 길거리에 ‘개’가 많은 것은 영국이 떠날 때 가지고 있던 개들을 길에 풀어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교통경찰이 신호를 해 보지만 무질서는 바뀌지 않는다. 오히려 길 가운데 느긋하게 앉은 소가 대신하여 신호를 한다. 

 

삶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네 앞에 있다.
인도는 대가족 문화이다. 오빠들이 많아야 힘이 있다. 살다가 문제가 생기면 형, 동생, 누나, 누이, 오빠가 다 쫓아 온다. 오빠가 항상 네 앞에 있다. 인도의 오빠는 한국의 오빠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한 번 ‘오빠’면 끝까지 친동생처럼 모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의 많은 사나운 오빠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한 번 사랑하면 영원히 사랑해야 한다.

 

아난이 아직 안 깨달았다고…?
불멸 후 1차 결집에 아난이 아라한이 되지 못하여 초기에 결집에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인도에서는 ‘아난이 아직 깨닫지 못했다고?’ 깨달으면 다 잊어버리고 본인 이야기를 하게 되니 아난이 깨닫기 전에 빨리 불러서 부처님의 말씀을 물어보라. 그래서 1차 결집 후 아난이 깨달음을 얻게 됐다는 게 인도에서의 이야기이다.

 

세계 8대 불가사의 인디아!
인도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타지마할’이 있다. 그들은 인도를 넣어 8대 불가사의로 부른다. 
인도 영화는 ‘발리우드’라고 불리는데 스토리와 관계없이 영화 중에 느닷없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그리고 크게 웃는다.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장경태 (성해, 제27대 신도회 교육본부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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