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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주지 지현 합장

  • 2023년 4월

등불 밝힌 마음을 선물하세요

사랑하는 우리 조계사 불자 여러분!

봄의 향연으로 가득한 세상 속에서 여러분은 어떠한 봄을 맞이하고 계시는지요? 행여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시는 분이나 괴로움에 휩싸여 어둠의 터널 속에서 헤매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부처님과 만나는 시간을 더 자주, 더 오래 가져보시길 당부드립니다. 

 

긴 겨울을 나고 힘차게 새봄을 맞이하는 봄을 보며 배웁니다.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여러분을 힘들게 하고 숨 막히게 하여도 이 또한 지나간다는 것을 절대로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희망의 씨앗을 심으면 희망의 싹이 나고 꽃이 핍니다. 비록 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희망의 씨를 뿌리십시오. 그래야 싹이 나고 꽃이 피며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씨를 뿌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봄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고요하지만 울림이 아주 큽니다. 묵묵히 나가지만 그 가르침의 크기는 태산보다 높습니다. 혹여 힘든 일로 마음이 아프다면 봄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컴컴한 동굴 속에서 헤매지 마시고, 태양을 바라보며 자연의 한가운데 당당히 서십시오. 기도와 원력으로 고난과 역경을 거뜬히 이겨 낼 수 있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의 가피로 거뜬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기도와 원력만이 부처님의 가피를 일으키는 바람이 될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쉬지 않고 기도하는 신심을 장착하시기 바랍니다. 신심은 우리 마음을 치유하고 우리의 환경을 보살피는 신장과도 같습니다.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은 신심으로 무장하고 기도로써 정진하여, 누구보다 성숙한 불자로 거듭나시리라 믿습니다. 

 

연두빛의 세상 속에서 분홍빛의 꽃비가 나리면 우리 불자님들은 룸비니동산에서 태어나신 아기 부처님을 떠올립니다. 거리마다 오색 연등이 내달리고 우리 불자님들의 마음은 환희심으로 가득하지요. 

이웃을 생각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등을 달고 기도를 합니다. 나를 위한 기도가 아닌 남을 위한 기도는 공덕입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등을 밝히는 의미가 조금은 남달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 가족을 위한 등불만이 아닌 이웃을 위한 등불, 친구를 위한 등불, 심지어 미워하는 사람을 위한 등불마저 밝힐 줄 아는 불자님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착한 일을 하도록 권하는 일을 권선(勸善)이라고 합니다. 이 또한 무한한 공덕입니다. 나로 하여금 다른 사람이 복을 짓도록 인도해 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권선을 할 수 있는 마음자리를 갖추고,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밝고 환한 세상을 만드는 데 마음을 내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권선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의 노력을 당부하고 열심히 응원합니다.

 

여러분 곁에 찾아 온 봄을 바라만 보지 마시고 내가 꽃이 되고, 새가 되는 경험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세상 가운데 당당히 주인공이 되어 나의 봄을 좀 더 건강하게 준비해 보시기 바랍니다. 기도 소리가 끊기지 않는 조계사에서 여러분의 기도와 원력에 한껏 힘을 실어 보시기 바랍니다. 

 

공덕 가운데 기도의 공덕은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저절로 그렇게 되는 길을 여러분 스스로가 만들어 내는 위 없는 주문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주위에 힘들고 어려운 이웃이 있다면 그분을 위해 등을 밝혀 주십시오. 여러분 주위에 병들고 아픈 사람이 있다면 그분을 위해 등을 밝히십시오. 여러분 주위에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러운 사람이 있다면 그분을 위해 등을 밝혀 주십시오. 

 

과거와 현재, 여러분이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분을 위해 등을 밝혀 보십시오. 여러분의 마음을 힘들게 했던 사람이 있다면 그분을 위해 등을 밝히십시오. 아마도 등을 밝히는 순간 여러분의 마음은 평화로움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한없이 충만하고 환희로워질 것입니다. 

 

베푸는 마음에서 찾아오는 환희심은 또다시 복덕으로 다가옵니다, 신심으로 무장하고, 기도로써 원력을 세우는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이 되시길 함께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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