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스님 인사말
단오·연꽃·백중
단오가 되면 소금단지를 땅에 묻는 세시풍속이 있습니다. 조계사에서도 매년 시행되고 있는 행사이지요. 단지 화마를 막기 위한 것만은 아닙니다. 모든 번뇌 망상도 함께 묻어 버리자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의 마음까지도 치유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행해지는 행사입니다. 소금은 이토록 우리의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보물입니다. 보석과도 같은 소금처럼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도 부처님의 소중한 보물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내면을 만들어 가는데 정성을 들여 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불을 끌어안고 사는 삶은 불행한 삶입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만 만나면서 살아도 모자란 시간입니다. 좋아하는 일, 반가운 만남, 나를 설레게 하는 일만 해도 부족한 시간입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는 무조건 나가서 걸으십시오.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도 무조건 나가서 걸어야 합니다.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께 제가 꼭 전달해 드리고 싶었던 메시지 중에 하나입니다. 지치고 힘들 때일수록 무조건 나가서 걸어 보시고 그래도 힘이 들면 열심히 걸어서 가까운 절에 들러 부처님을 만나 보시면 저절로 마음에 평화가 찾아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통해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아주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마음 근육을 키우는 것은 몸 근육을 키우는 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되실 것입니다.
연꽃의 계절이 돌아오면 우리 조계사에서는 아름다운 연꽃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염화미소를 떠올리며 연꽃이 주는 치유의 꽃길을 걸어 보시면 좋겠습니다. 도량 가득 피어나는 연꽃을 바라보며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의 마음속에 화사한 연꽃이 피어나길 소망합니다.
7월 13일(목)에 백중 기도를 입재해서 8월 30일(수) 7재를 끝으로 회향하게 됩니다. 백중 기도 일정을 확인하시고 꼭 동참하시기를 권합니다. 내가 공부해서 마음을 깨치면 부모 형제들이 죽어 어디에 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진정한 효도는 내가 자성을 깨치는 일입니다. 내 마음을 알게 되면 나와 부모가 둘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내가 평안하면 부모님도 평안한 것이고 내가 괴로우면 우리 부모님도 고통에 계시게 되겠지요. 백중을 맞이하여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은 나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것이 무엇인가를 직시하고 그 고통 속에서 벗어나 본래면목인 참 나로 살아가는 것만이 진정한 효도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목련존자의 신통력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 효심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바람에 실려 온 가을
행복은 가을 햇살 같은 것
생명살림 지구살림
단오·연꽃·백중
가슴으로 하는 신앙
천년의 불사
등불 밝힌 마음을 선물하세요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희망의 씨앗을 심는 달
토끼의 공양
나눔은 행복
국화 단상(斷想)
기도의 공덕
회화나무 꽃잎을 쓸며
비울수록 맑아지는 샘물처럼
우란분절은 베푸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