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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반존자의 기도 도량, 운문사 사리암에 기도순례 다녀와

  • 입력 2008.03.24
  • 수정 2024.05.16

조계사 신도회는 지난 19일 경상남도 청도에 있는 호거산 운문사와 산내 암자인 사리암으로 성지순례를 다녀왔다. 

 

봄비가 촉촉이 내린 가운데 정학스님의 인솔로 운문사에 도착한 80여 명의 조계사 신도들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사리암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사리암으로 오르는 길은 경사가 제법 가파르다. 점점 세차지는 빗줄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일념으로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루어준다’는 나반존자를 참배하려는 신심으로 앞 다투어 길을 올랐다. 이윽고 나반존자상이 모셔진 천태각 앞과 쌀 바위, 사리굴 앞에서 기도삼매에 들어가고 관음전으로 들어간 신도들은 정학스님과 함께 유리창 넘어 나반존자상을 향해 정진 기도를 드렸다.

 

사리암은 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인 운문사의 산내 암자로 ‘세상에 묻혀 살며 물들어진 온갖 때 묻은 것을 떨쳐버리고 일심으로 기도한다면 기도의 감응으로 나반존자님이 던져주는 돌을 받아 쥘 수 있다’고 예부터 전해지고 있는 도량이다.

 

사리암의 천태각(?台閣)은 일명 독성각(獸聖閣)이라고도 하며 조선 헌종 11년(1845)에 신파대사(新??師)가 초창하여 나반존자상을 봉안하였다. 사리암은 국내에서도 이름 있는 나반존자의 기도처로 신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청정 기도 도량이다.

 

나반존자는 석가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미륵불이 출현하기까지 부처님이 안 계신 동안 중생을 제도하려는 원력을 세운 분으로 부처님의 부촉을 받고 항상 천태산상에서 선정을 닦으며 열반에 들지 않고 말세 중생의 복밭(福田)이 되어 미륵불을 기다리는 존자이다.

 

운문사 사적에는 사리암은 고려초 보양국사(寶壤國師)가 930년에 초창하였고 조선 헌종 11년(1845)에 정암당(靜庵堂) 효원대사가 중창하였으며 1924년 증축, 1935년에 중수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도량 안에 있는 쌀 바위, 사리굴(邪離窟)에 얽힌 설화가 있는데, 운문산에 남쪽은 호암굴(虎巖窟)이고 서쪽은 화방굴(火防窟), 북쪽은 묵방굴(墨房窟), 동쪽에 있는 굴이 사리굴(邪離窟)인 네 곳의 굴 중 하나로 옛날에는 이 굴에서 쌀이 나왔다고 한다. 한 사람이 살면 한 사람 먹을 만큼의 쌀이 나오고 두 사람이 살면 두 사람이 먹을 만큼의 쌀이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쌀을 더 많이 나오게 하려던 어떤 분의 욕심으로 쌀 나오는 구멍을 넓히다보니 더 이상 쌀은 나오지 않고 지금은 쌀 대신 물이 나온다고 전해 진다.

 

산 높은 곳에 있어 물이 귀한 암자에 그물은 지금도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감로수가 되고 있으니 아마도 나반존자님의 중생을 위한 발원 덕이리라 생각된다.

 

한편 사리암에 처음 가는 사람은 신기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손바닥에 땅콩을 올려놓고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며 ‘깐돌아. 깐돌아’를 부르면 순간 신기하게도 산 새가 날아와서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땅콩을 물고 간다는 것이다. 언제부터 인가 이곳 스님들이 새에게 모이를 주다보니 이렇게 된 것이라 전한다.  

 

아쉽게도 이날은 비가 오고 있어서 새가 날아오는 것은 볼 수 없었지만, 사람과 새가 신뢰가 이루어지지 않고는 이루어 질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졌다.

 

그래서 인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신도이건 등산객이건 식사 때가 아니라도 배가 고프면 밥을 먹고 간다. 그래도 스님들은 그것을 탓하지 않고 배고픈 사람은 요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 무상보시며 중생을 사랑하는 마음인 것인가 보다.

 

기도를 마친 신도들은 점심 공양 후 사리암에서 내려오는 길에 잠시 운문사에 들려 참배를 드리고 대웅보전에 모셔진 윤장대를 돌리며 원력을 세워보기도 했다.

 

운문사는 1958년 불교정화운동이후 비구니 전문 강원이 개설되고 1987년부터는 승려교육과 경전영구기관인 승가대학으로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하고 있는 사찰로 잘 알려져 있다. 80년 말까지 일반은 출입할 수 없었으나 90년 초에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었다.   

 

운문사 참배를 마지막으로 이날 성지순례 일정을 원만하게 회향하였다.

귀경길에는 비가 그치고 따뜻한 햇살이 비춰주어 빗길에 먼 여정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이 가볍고 훈훈한 순례 길이 되었다.

 

- 4월 성지순례 안내 -

 

여수 흥국사  |  4월 3일(목), 음력 2월 27일

오전 6시 30분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30,000원  

 

 

갓바위철야정진  |  4월 12일(토)~13일(일), 음력 3월 7일 ~ 8일 (1박 2일)

오후 6시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35,000원  

 

 

경주 불국사/기림사  |  4월 15일(화), 음력 3월 10일

오전 6시 30분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30,000원  

 

 

강화 보문사  |  4월 28일(월), 음력 3월 23일

오전 6시 30분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30,000원  

 

 

봉정암  |  4월 30일(수) ~ 5월 1일(목), 음력 3월 25일 ~ 26일 (1박 2일)

오전 6시 30분 일주문 앞 출발, 동참금 55,000원  

 

 

동참문의| 신도회 사무처 732-2187

 

조계사 글과 사진 : 조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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