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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소개

주지스님 인사말

  • 2019년 12월 인사말

    2019년을 보내며

    며칠 전 도량에서 한 종무원이 핸드폰을 골똘히 보고 있어 뭘 보느냐고 물었습니다. 직원은 “아닙니다.”하면서 주저하더니 “곧 월동준비를 해야 하는데 기름값이 싼 곳을 검색하고 있었습니다.” 하는 대답이었습니다. 그 날은 웬지 하루종일 흐뭇한 마음이었습니다. 준비한다는 말이 그저 고마웠기 때문입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진짜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우리 조계사 가족들도 나름의 겨울을 대비하고 계시겠지요. 우리 조계사 가족 모두 건강하게 겨울을 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무엇보다 우리 조계사 신도들이 가족들과 함께 조계사에 와서 함께 기도하고 머무는 사업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얼마나 여러분 가슴에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2019년 올해 가장 중점을 둔 사업 가운데 하나는 미래 한국불교를 위한 총본산 조계사 성역화 사업이었습니다. 2016년 8월, 을유문화사 매입 이후 아직 성역화 사업이 가시화되고 있지 않지만 올해 열심히 노력한 만큼 조만간 총본산 조계사에 걸맞은 성과들이 나타나리라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총본산 성역화의 또 다른 모습이었던 미래불교의 희망 조계사 선재어린이집 건립은 지난 9월 2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많은 격려와 인내로 도움을 주신 우리 조계사 가족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보육을 통해 종로지역 직장인,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조계사가 되야겠다는 생각이 오늘의 선재 어린이집이 탄생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무엇보다 조계사 도량에 우리 꼬맹이들이 올망졸망 다니며 스님들께 합장하는 광경은 총본산 성역화 사업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는 훈훈한 모습입니다.

     

    두 번째, 어린이·청소년·청년불자 포교의 모범을 위해 뛰었습니다. 일상 법회프로그램 다변화는 물론 

    <부처님과의 첫 번째 만남 영유아 수기법회>, <여름불교학교, 풀장이 있는 조계사>, <어린이 불자와 함께하는 서유기> 같은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는 행사와 청소년들에게 봉사정신을 함향하는 종로문화재 지킴이 활동, 조계사 청년센터 개원 등으로 미래 불교의 주역들에게 친숙한 조계사가 되고 청년불자의 성장을 위한 토대들을 마련하는 사업들이었습니다.

     

    셋째,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문화행사 및 전법활동을 강화하고자 하였습니다. 올해 초부터 종로구 마을자치센터를 운영하면서 우리 종로구 관내 39개 주민 조직의 공동체 사업을 지원하였으며 내년에는 더욱 내실 있는 마을 자치 사업들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작년 사회복지봉사 인증관리시스템(VMS)에 가입하여 다양한 봉사활동(집수리, 반찬나눔, 의료봉사, 독거노인돌봄, 장애인인식개선캠페인, 새터민과탈북대학생장학금 지원 등)을 펼치는 <행복나눔 가피 자원봉사단>은 올해 종로구 관내 문화재지킴이 활동을 새롭게 시작하였으며 최근, 2019 “따뜻한 겨울나기” 난방 물품 지원사업으로 종로구 관내 쪽방촌 60가구와 다문화가정, 한부모 가정 50 가구에게 전기장판을 교체해드리는 따뜻한 사업을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제 9회 조계사 국화축제 <시월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는 <부처님의 탄생에서 열반까지>를 주제로 어느 해보다 넓어진 도량에서 불자뿐 아니라 외국인과 서울시민에게 국화향기로 가득한 청량한 가을을 선사하는 힐링축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농업인의 날>을 맞아 도농상생의 캐치프레이즈로 6개 군(의성·함평·강진·해남·화천·영암)이 참여한 제1회 연합장터 <육농六農이 나르샤>는 신도와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고 참여한 육농六農들도 3일 동안 큰 성과를 이룬 사업이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넷째는 조계사 신도님들을 위해 교육 및 기도문화를 활성화하고자 하였습니다. 조계사는 문화강좌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지만 매일 기도가 끊이지 않는 도량입니다. 그렇기에 신도님들의 신행생활에 도움을 드리고자 ‘신구의身口意’를 주제로 기도법, 소통법, 마인드컨트롤 방법 등의 강연과 기획강좌 ‘불교에서 말하는 생노병사’ 특강도 진행하였습니다.

     

    다섯째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템플스테이가 되고자 하였습니다. 2017년부터 기획한 <음악이 있는 야경 템플스테이>는 올해 <우리소리-국악>을 주제로 어느 해보다 템플스테이 참여 외국인들의 호응이 컸습니다. 아울러 사회적 배려계층(다문화가족, 탈북민,장애우)을 대상으로한 무료 템플스테이도 20여 차례 500여 명이나 함께 하였습니다. 곧 수능을 마친 수험생 가족을 위한 무료템플스테이도 접수를 마치고 지친 심신을 위로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제1회 포교사 설법대회와 불교대학 30주년 맞이 불교대학 총동문 결집대회, 3대가 행복한 가족 노래 경연대회 <하하하 노래자랑>, 종로구 장수어르신 초청 조계사 효잔치 등도 의미있는 사업들이었습니다.

     

    올해 생각했던 사업을 하나 둘 실행하면서 성과에 도달한 부분도 있고 미진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우리 조계사 가족 여러분의 기해년은 어떠셨는지요? 가족과 이웃에게 소홀한 부분은 없으셨는지요? 2019년을  보내며 부족한 아쉬움도 넘치는 감사도 조계사 부처님께 모두 회향하는 12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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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1월 인사말

    국화 옆에서

    유난히 가을 햇살이 따사로운 날들입니다.

    시월에 핀다는 시월국화가 햇살을 가득 머금고 어여쁘게 피어 났습니다.

    어느덧 겨울문턱에 들어서는 11월이 되었습니다.

    달력을 들추어 보니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고 입시철에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은 수험생의 옷깃을 더 단단히 여미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대학입시를 종착역처럼 여기고 내달리는 우리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습니다.

    그렇게 내달리며 종착역에 도착했을때 그곳엔 무엇이 있어야 후회하지 않고 실망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리고 그 종착역엔 내달린 자의 땀을 닦아주고 식혀줄만한 세상이 펼쳐져 있는 것일까요. 세상은 늘 이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부정할 수 없는 일이지요. 다만 아직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대사일테니 해마다 11월 입시철이 다가오면 짠한 마음 더해지고 기특한 마음 진해지는듯 합니다.

    입시생을 둔 부모의 마음 또한 애잔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마음 또한 입시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입시생의 부모도 함께 입시생이 되어버렸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아이의 입장에서 온 가족의 안테나가 본인을 향하고 있음을 직감했을때 어떠한 반응이 일어날 것이며, 어떠한 부작용이 생기게 될지 미뤄 짐작해 보는 일도 명상의 제목으로 삼고 살아야겠습니다.

     

    아이의 기쁨이 나의 기쁨이고 아이의 슬픔이 나의 슬픔이라는 사고방식 자체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하는 첫번째 사고의 오류입니다.

     

    그저 가장 많이 기뻐해 주고 가장 많이 슬퍼해 줄 수 있는 존재일 뿐 아이의 희노애락이 나의 입지를  좌지우지한다는  헛된 사고는 버려야겠습니다.

     

    지난달 27일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나는 화가다’라는 주제로 그림대회를 실시하였습니다. 정말 다양한 스타일의 화가들 작품을 감상하며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재능을 타고 납니다.

    부디 존재의 경이로움과 창의력의 새싹을 교육이라는 탈을 쓴 획일화에 휩싸여 뿌리째 뽑아 버리는 어리석은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습니다.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은 더 너그럽게, 더 온화하게, 더 씩씩하게 세상을 바라볼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걸 너무나 잘 알면서도 잊어 버리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무엇이 나를, 우리를,  그렇게 만들었는지 돌아볼 때입니다.

    그저 묵묵히 응원해주고, 고요히 기도해 주는 정성스러운 파장이 차츰차츰 가족들 마음에 스밀 수 있도록  격려만 부탁합니다.

     

    11월 9일부터 11일까지 조계사 도량에서는 ‘육농이 나르샤’ 농산물 직거래장터가 열립니다. 6개 군의 건강한 농산물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날 육농이 조계사 도량으로 날아오니 우리 수험생들을 위한 장도 보시고 가족들 밥상 위에 건강한 먹거리 올려주시어 육룡이 나르샤처럼 더욱 힘차게 날아 오를 수 있기를 기도하고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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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10월 인사말

    시월 국화를 그리다

    완연한 가을….

    가을의 향기는 무슨 향기일까요.

    파아란 하늘빛 뭉게구름 사이로 살랑살랑 가을바람 불어오면은 가을의 향기 국화향기 은은합니다.

     

    우리 조계사 도량의 시월 추억입니다. 

    국화의 은은한 향기가 바로 추억입니다.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핀다더라’ 국화축제의 대제목이자 화두입니다.

    화두를 지참하고 도량의 가을을 만끽하시면 더 지혜로운 불자가 될 수 있겠지요. 순간순간을 알아차림으로 살아가는 지혜로운 불자가 될것입니다. 

     

    우리 조계사는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신행 생활과 동시에 문화생활이 가능한 훌륭한 도량이지요. 정말 훌륭한 지도자들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불자님의 삶의 질을 높여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도량의 문을 두드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을 위한 힐러들이 곳곳에서 도움을 주실 것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한 해의 끝자락에서 불안하고 초조한 일들이 많을 수도 있습니다. 발등에 떨어진 것이 불덩이가 아니라 꽃잎일지 모르는데 우리는 늘 불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조계사 스님들이 우리 불자님들의 힐링 멘토이자 힐러입니다. 우리 불자님들이 기도를 하고 수행을 하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자세가 바로 힐링하며 살고자 하는 일상인데 수행자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스님들은 멘토가 되어주는 것이 당연합니다. 

    나홀로 성불이란 없습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끌어주고 당겨주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 파장이 되는지 우주의 이치가 말해 줍니다.

     

    국화향기처럼 은은하고 향기로운 불자님들이 만들어가는 도량은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른 법입니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있어 도량을 수호하는 법이지요.

     

    우리 조계사 도량 안에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증득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길에 조계사 불자님들이 많은 이들의 길잡이가 되어 주면 좋겠습니다. 부처님의 도량에 국화꽃 한그루씩 심다보면 꽃밭이 되겠지요. 

    그 꽃밭에 또 마음을 보태면 꽃동산 되겠지요. 쉬지 않고 심다 보면 극락정토 되겠지요.

     

    시월 국화는 시월에 필테지요.

    그러하듯 천진불심은 동심에서 피어 납니다. 국화향기 그윽한 도량에서 우리 아이들의 동심을 만나고 싶습니다. 조계사 나오실때 아이들 손잡고 함께 나오실 수 있도록 노력해 보면 좋을거 같습니다. 

    ‘나는 화가다’ 프로그램을 통해 천진불을 만나고자 합니다.

    우리 불자님들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조계사 선재어린이집도 개원을 했고 도량이 차츰 정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모두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의 복덕으로 이루어진 결과입니다. 불자님들이 쌓아 올린 공덕의 결과물이 바로 우리 조계사입니다.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 하실 것입니다. 행복한 가을날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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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년 9월 인사말

    마음을 모은다는 것

    요즘 우리 사회는 힐링과 치유가 화두입니다. 마음챙김, 치유명상 등이 우리 삶 속에 깊숙히 스며 들어온지 오래이지요.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은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으로 어떤 것들을 선택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지쳐 있을 우리를 위해 가을 바람은 시원한 향기를 싣고 온 몸에 스며듭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지요.

    우리는 이렇게 자연에 기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자연에 기대서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이지요.

    그래서 비오는 날도 있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날도 있겠지요. 따스한 바람이 불기도 하고 뿌연 먼지로 자욱할 때도 있습니다.

     

    미세먼지로 눈을 뜨기 힘든 날이 있다가도 생각지도 못한 소낙비에 순식간에 씻겨 나가서 눈부신 날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우린 이 비를 단비라고 하지요. 단비는 특별히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에게만 내립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 꿈꾸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단비를 만나기 어려운 법이지요. 단비의 매력을 아는 사람은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기대하며 살고 단비를 경험하지 못한 이들은 고행의 노예가 되어 부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법이지요.

     

    지난 8월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과 해인사에서 생명살림기도를 회향하였고 우리는 방생의 또 다른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넓은 의미의 방생이란 무엇인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우리 일상에서 방생의 의미를 잊지 말자고 약속하였습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의 자세야말로 방생의 기본이요. 복 바구니에 복을 채워 나가기 위한 기본 바탕이 되는 것이지요. 그 어느것 하나도 기대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는 진리입니다.

     

    긴 세월 공기에 기대어 서 있는 조계사 도량의 회화나무를 바라보십시오.

    여러분은 회화나무를 올려다보며 어떠한 가르침을 받으셨는지요. 

    무더웠던 지난 여름 내내 화사한 미소로 도량을 밝혀주었던 연꽃을 바라보며 여러분은 어떤 가르침을 받으셨는지요. 

     

    그러고 보면 우리는 기댈 때가 참 많은 복 받은 사람들입니다. 온전하지 못한 존재들끼리 서로 비스듬히 기대어 사는 삶이 우주의 이치랍니다. 그 가운데 정성과 기도로서 자신의 삶을 장엄하며 사는 것이지요.

    우리 조계사 불자님들이 이와 같은 이치를 깨닫고 더 나아가서 마음까지 챙길 줄 아는 불자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조계사의 역사적인 날 중에 이번 9월은 특히 더 감동의 순간을 맞이하는 달입니다. 백만원력 보시바라밀을 회향하면서 조계사 선재어린이집이 개원하는 달입니다.

    조계사 사부대중뿐만 아니라 복지시설 종사자와 어린이 불자들까지 마음을 모은 대작 불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마음을 모은다는 것….

    디딤돌이 되어 준다는 것….

    함께하는 마음이 기적을 만들어 내었고 디딤돌이 되어 준 덕분에 불국정토를 이루는 도량으로 거듭납니다.

     

    축하한다는 말로는 부족한 아름다운 성을 쌓았으니 여러분 모두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늘 함께하리라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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